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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감상문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by 차근차근step-by-step 2024. 7. 15.

 

한줄평: 교사였던 한 엄마의 일기, 당부

 

"다정한 관찰자"라는 단어에 꽂혀서 읽게 된 책.

나는 아직 학생이지만, 그래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나는 그냥 관찰자가 아닌 다정한 관찰자가 되련다. 아이가 기대만큼 잘 하지 못해도 섣불리 실망하지 않고, 염려한 대로 게으름을 부려도 실시간으로 감시하거나 지적하지 않고,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엄마.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이 꿈쩍하지 않을 때, 시종일관 따스한 눈으로 지켜봐주던 어른이 도움을 내밀어줄 거라는 든든함이 있는 아이는 어려운 도전도 기꺼이 시도해볼 수 있다.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고 답답한 아이에게 필요한 건 즉각적인 도움과 빈틈없는 해결이 아니라 끝내 닿을 때까지 제법 오랜 시간을 다정한 온도로 기다려주는 어른일 것이다.

- 본문 36쪽 -

 

'다정하다'라는 단어를 듣거나, 직접 소리 내어 말해본 적이 손에 꼽는 것 같다. 

다정한 관찰자.

다정한 온도.

'다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단순한 글자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나도 언젠가 엄마가 될 텐데, 다정한 관찰자로서 다정한 온도로 기다려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아니, 그 이전에 그런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이는 이미 성인이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어른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상황 속에서 맞닥뜨리며 체감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뼈저리게 느껴진다.

나 자신도 때로는 너무 미성숙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고민이 많다.

또한 예비교사로서 빨리 나를 성숙으로 다져서 다정한 온도로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교사가 되는 것이 내 바램이다.

 

요즘 나는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아이를 다정한 관찰자로서, 다정한 온도로 기다려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매 수업마다 느끼고 있다. 나 스스로에게도 다정하게 기다려주지 못했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하물며 타인에게 다정한 온도로 기다려주는 일은, 적어도 내겐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교사도 결국 한 학급에서의  '엄마'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어 나갔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당연시하는 지금의 이 무수한 노력이, 그래서 삼키지 못하고 쏟아버린 말들이 결국 아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른이지만 어른으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거라면, 엄마인 우리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 본문 38쪽 -

 

'성숙한 어른'이라 함은 말을 삼킬 줄 아는 사람이지 않을까. 구태여 말을 보태지 않고 아끼는 사람이야 말로,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어른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그래도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태도를 바꾸고 나를 변화시켜 어른이 되고 싶다.

 

아이에게 스며들 듯 세뇌하는 것은 지금하는 이 공부는 오롯이 너의 것이고, 네가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 본문 129쪽 -

 

저 부분을 읽을 때 전적으로 동의했다. 공부는 결국 본인이 하는 거다.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부모도 그렇다. 

그런데 요즘은 이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도 '시험 성적 몇점 이상이면 엄마가 뭐 사주기로 했어'라는 친구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시험 점수 잘맞으면 본인이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이 공부가 오롯이 내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있었던 것 같다.

어떠한 계기로 저 사실이 내게 각인된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는 하교 후 알아서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시험 성적을 보고 다음 시험때는 더 잘 봐야지 하는 욕심도 있었고.

 

'나'가 해야 하는 것이기에, 선택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달리 말하자면 엄마는 늘 아이에게 실망하는 사람이고, 아이는 엄마에게 실망감을 주는 존재라는 의미다. 연신 '나'라는 존재에게 실망하는 사람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이상,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할까?
- 본문 142쪽 -


엄마로서의 내 꿈은 이 아이가 내 눈에만, 집 안에서만 사랑스러운 아이로 기억되지 않는 것이다. 피 한방울 안 섞인 남의 눈에도 사랑스럽기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오가는 집 밖에서도 먼저 챙겨주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본문 154쪽 -

 

나를 다스리는 것은 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렵다.

아직 내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아서겠지.

나도 우리 부모님의 눈에만 예뻐보이지 않기를.

그리고 나중에 내가 부모가 되어 그렇게 아이를 키우지 않기를.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그래서 공부한다.

변화를 싫어하는 내가,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나서기를 싫어하는 내가,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한다.

 

다들 하는 일이라며 엄마인 나의 하루를 당연하게 취급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엄마니까 당연하게 해야 한다고 여겼던 일상의 일들을 꼽아보며 엄마인 나를 칭찬해보자
- 본문 220쪽 -

 

여기서는 엄마인 '나'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우리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도 이제까지 엄마라는 이유로 나와 오빠를 키우면서 무수한 희생을 했을 거다. 

감히 내가 상상할 수 없겠지.

시간적 희생, 물질적 희생, 정신적 희생, 그걸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엄마의 얼굴에 주름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감사함과 죄송함이 공존한다.

 

나를 키웠던, 수많은 세월동안 엄마가 엄마로서 내게 해준 것들을 보면, 

나는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될 자신이 없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은, 정말 모든 걸 대변하는 멋지면서도 숭고하며 슬프다.

 

아이가 어떤 꿈을 말하든 그 꿈이 이루어질 거라 믿는 것, 이루어진다는 전제로 대화를 이러나가는 것, 그건 세상 오직 한 사람 엄마만이 해줄 수 있는 자비로움이 아닐까. - 본문 253쪽 -

성실함으로 무장한 부모는 아이가 마음껏 성장해도 좋을 만한 단단하고 다정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 264쪽 -

 

 

'성실함으로 무장한 부모 = 아이가 마음껏 성장해도 좋을 만한 단단하고 다정한 울타리'

나를 성실함으로 무장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아이의 꿈과 도전은 응원해 줄 수 있는 엄마.

학생의 꿈과 도전을 응원해 줄 수 있는 교사.

그런 든든한 우군이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는 삶

각자의 삶의 여정을 따뜻한 눈으로 격려하는 삶

실수와 실패에도 섣불리 개입하거나 꾸짖지 않는 삶

멀지도 가깝지고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도움을 청하고 건네는 삶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복종을 강요하거 나 기대하지 않는 삶

- 본문 230쪽 -

 

 

 

경쟁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학생일때의 사교육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아동기때부터 단순 지식습득에만 너무 몰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 건 사실이다. 어릴 때에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 특정 시기에 꼭 배워야만 하는 가정 내 교육들.. 

당연하게 배워야 할 것들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학업에만 열중하는 모습들이 슬프다.

올바른 가치관 위에 학업이 쌓여야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이른 시기부터 사교육 받는 아이들을 보면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이 생각난다.

왕세자는 후에 왕이 되기 위한 교육을 5세부터 했다고 하니,, 우리는 모두 왕이 되려 하는 것인가.

 

예전에 현대사회를 '집단 무기력 사회'라고 정의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한 빌드업이 되기까지, 우리가 중요한 가치들을 외면하고 '지식'에만 열중한 나머지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버려서 그런 게 아닐까. 혼자서 종종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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