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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감상문

달러구트 꿈 백화점

by 차근차근step-by-step 2024. 7. 22.

 

 

 

제가 생각하기에... 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꼐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  - 32p -

 

"표현"이라는 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살면서 한번도 '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꿈을 꾼다는 건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는 것이기에 그냥 그날 하루가 조금 피곤하겠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 혹은 소위 말하는 '악몽'을 꾼 날에는, 거기에 더해서 꿈 내용이 기억나는 악몽이라면, 그날 하루는 찜찜한 상태로 흘러간다는 것.

 

적어도 내게 꿈은 그런 의미다.

차라리 아무것도 꾸지 않거나, 꿈을 꾼다면 평안한 환경에서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이 나오거나. 

 

이제껏 부정적으로 인식해왔던 꿈을, '신이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라니.

동일한 대상으로 표현만 바뀌었을 뿐인데, '꿈'이 엄청나게 내게 쉼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소중해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던 것을 조심스레 손가락을 하나하나 펼쳐서 '이거야'하고 슬쩍 보여주는 장면이 상상된달까.

 

책의 초반부부터 '신이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라는 표현에 사로잡혀버려서  '꿈'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 나는 저 한문장으로 이 책에 본격적인 흥미가 생겨버렸다.

 

200페이지가 넘어서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달러구트 씨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읽기에 집중하다가 독서기록한다는 사실도 잠시 까먹은 듯 하다...)

내가 느낀 달러구트 씨는, 뭐랄까.. 전지적인 인물이었다. 

난처한 상황 속에서도 여유롭고, 어러움에 처한 다른 등장인물을 수월하게 도우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조언을 하는.

모든 걸 알고 있음에도 약간의 힌트를 주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존재.

그래서 결국은 본인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자의 역할.

 

읽는 내내

 

달러구트 씨 같은 성격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사람이 모든 걸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유능함과 여유로움, 너그러운 태도, 차분함, 모든 일이 그에게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점. 

 

소설 속 그와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사람이 되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은 없으니,

적어도 내 분야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보이면, 여유로움과 유능함을 겸비해 막힘없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어떤 상황에 처해서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태라면, 

먼저 파악하고 뒤에서 모르게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유능한 사람.

 

... 이 다짐을 잊지 말자. 공부하는 이유를 잊지 말자.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잠시, 다시 나를 채찍질하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제 꿈을 꾸고 극한의 자유를 느꼈다는 찬사를 보낼 때, 어린 저는 자유의 불완전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꿈에서는 걷고 뛰고 날수도 있는 저는, 꿈에서 깨어나면 그러지 못합니다. 바다를 누비를 범고래는 땅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는 바다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정도와 형태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생명은 제한된 자유를 누립니다. 
 - 215p -

 

여러분은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 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올해의 제가 바로 그랬죠. 저는 이번 꿈을 완성하기 위해 천 번, 만 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절벽 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완성할 수 있었죠.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 216p -

 

책 속 인물인 꿈 제작자 '킥 슬럼버'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장면이다.

목발을 짚고 있는 그는 자유가 제한된 상태.

그래서 그런 걸까.

그는 독수리가 되어 아무런 제약 없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제작했고, 그 꿈은 대박이 났다.

'킥 슬럼버'였기에 그 꿈을 완성했고, 대박이 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직접 살아봐야 안다는 말처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간접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단지 '이성적'공감에 불과한 거 아닌가. 

직접 겪어본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해당 사건에서 느낀 감정의 깊이가 다를텐데,

하물며 경험해보지도 않았다면. 과연 상상으로 예상한 '공감'이 제대로 된 공감일까.

 

자유가 제한된 그였기에, 자유를 갈망했을 거다.

자유를 갈망하는 다른 이들도 많았겠지만, 그의 간절함이 더 컸겠지.

그의 마음의 크기가 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표현되었을테고, 그가 느낀 자유는 다른사람들에게 벅찰 정도로 감히 '환희'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겠지.

 

같은 루틴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매일의 감정은 다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감정은 시시각각 바뀌기도 한다. 

평온한 날, 무기력한 날, 화가 나는 날, 슬픈 날, 기쁜 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날, 

그리고 그가 한 말처럼 절벽 끝에 서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 드는 날...

 

절벽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올랐다는 그의 말을 기억해야지.

 

후회의 연속인 과거의 불행을 보지 않고, 미래를 향해 현재를 살겠다고 마음먹어야지. 

그러면 나도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거 아냐.

 

 

요즘 사람들은 타인과의 비교를 필요 이상으로 집요하게 하는 면이 있어요. 때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내 삶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건 분명 문제 있어요. 이건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꿈이에요'
 - 240 ~ 241p -

 

'타인의 삶'이라는 타인의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꿈을 만든 오트라가 한 말이다.

 

(( 타인을 부러워 한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사람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오기까지의 노력을 알면서도 그 노력은 외면하고, 현재의 상태만을 부러워했다.

자신은 그 사람처럼 노력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하지만 스스로도 부끄럼을 알고 있었다.

그런 과거의 나를 청산하고 현재의 나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때론 타인이 부럽다고 생각될 때고 있지만,

나다운 나를 살고, 나다운 나를 만들어, 가장 나다운 '나'가 되고 싶다. ))

 

나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첫 번째 방법보다 어려운거란다. 게다가 첫 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 번쨰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지.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 250p -

 

달러구트 씨가 한 말이다.(물론 작가님이 쓰시고 해당 인물에게 준 대사겠지만.)

지금의 나는 첫째의 상태다.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번째 방법을 실행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나는 아직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이라. 그래서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마지막 책장을 덮고, 진한 여운이 남았다.

나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가서 꿈을 사고 싶다. 

달러구트 씨가 추천해주는 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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